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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소식

독일 하나우 총격 테러 사건 총리 대통령 추도

말 그리고 말 2020. 2. 21. 17:57

 

제가 살던 프랑크푸르트에서 조금 외곽 (서울로 치면 판교쯤)으로 가면 나오는 하나우(Hanau)라는 곳에서 총격 테러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전부 중동지역 출신 이민자들이었고, 총 9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습니다(코로나와는 무관).

 

출처: tagesschau

 

 

하나우(Hanau)

 

하나우는 외곽지역인만큼 집값도 프푸보다 좀 더 저렴하고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후미진 그런 곳은 아니고 한적하긴 해도 나름 생기 있는 곳입니다. 사실 전 이 뉴스를 보자마자 피해자가 제가 아는 한국분들은 아닐지 순간 겁이 나서 허겁지겁 뉴스 영상을 틀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외국인에게 길거리 무차별 공격을 해서 한국에서도 뉴스를 탔었는데, 이번에는 하나우에 있는 시샤(물담배) 샵 두 곳에 들어가 9명을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하고 피의자 본인 또한 어머니와 함께 자택에서 자살했다고 합니다.

 

 

왜 이슈화되었나?

 

이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된 이유는 숨진 인원도 인원이지만 피해자들이 모두 이민자들이고, 총기 난사를 한 곳이 주로 터키계 이민자들이 주로 모이는 곳이었다는 점, 그리고 피의자는 43세의 극우주의 독일인이라는 점으로 이미 갑작스런 총기 난사의 이유가 극우 성향의 외국인 혐오로 인한 것으로 잠정 판단되었는데요.

 

명백한 증거로 피의자의 집에서 무려 "독일이 내쫓지 못하는 민족들을 내가 제거하겠다" 라는 메모가 발견되어 인종차별로 인한 사건이라는 추측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국 수사 결과 피의자가 올린 인종차별 관련 영상과 문서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의아한 것이, 피의자 이름도 토비아스 라트옌(Tobias Rathjen)으로, 정통 독일인 성씨는 아니란 말이죠...

 

 

 

총리와 대통령의 추도

 

독일은 인종차별을 은근히 하면서도 공개적으로 인종차별이 드러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워합니다. 특히 이렇게 인종 간 범죄가 일어나 세계적으로 뉴스를 타게 되는 건 정말 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민자라고 하면 인종은 다를지언정 독일 국민이나 마찬가지일테니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것은 맞지요. 물론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운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인종차별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독일인들도 많습니다. 

 

출처: ARD

 

 

앙겔라 메르켈 독일 연방 총리는 "인종차별은 독이다(Rassismus ist ein Gift). 혐오는 독이다(Hass ist ein Gift)" 라고 표현하며 하나우 테러 피해자들을 추도하면서 동시에 인종차별과 혐오, 포용력 없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Bundesregierung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로 함께 살고 있다 (Wir stehen in einer Gesellschaft und stehen zusammen) .... (중략).... 함께 힘을 합쳐 인종차별과 혐오와 폭력에 맞서 싸워야 한다(... einig gegen Rassismus, Hass und Gewalt)" 라고 말하며 문제의 핵심을 짚었습니다.

 

 

출처: tagesschau



 

 

 

유럽에서의 인종차별 문제는 하루이틀의 문제도 아니고, 비단 동양인에게 국한된 문제도 아닙니다. 혐오는 품고 있을수록 더 커지는 것 같은데 이런 일이 아직도 일어나 정말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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