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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소식

한국 영화 기생충 독일판 예고편과 반응

말 그리고 말 2020. 1. 16. 10:39

 

영화 기생충 독일판 포스터

 

 

영화 기생충이 독일에서도 개봉됐는데, 그것도 벌써 작년이군요 (19년 10월 개봉).

전 이 영화를 개봉하자마자 한국에서 봤었는데, 정말 대단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생각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라서 영화관을 나오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멍하게 걸어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는 공식 독일판 트레일러이고요 

 

혹시 독일어에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유튜브 영상에서 독일어 자막을 켜시면 꽤 괜찮은 퀄리티로 자막이 나오니 참고해 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9qvaE99iMR0

 

공식 트레일러에 달린 독일 사람들의 댓글을 볼까요?

 

 

 

 

일부만 가져오긴 했는데 다들 칭찬 일색입니다. 유튜브 댓글로는 거의 절반은 트레일러가 너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하소연,  나머지 절반은 영화를 봤는데 이 트레일러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으니 가서 꼭 보라는 추천과 칭찬입니다. 트레일러가 중요한 부분까지는 공개할 수 없으니 아마 중요하지 않은(?) 부분만 본 외국인들은 아무래도 이해가 어려울 수 있겠죠. 저도 영화를 본 후에 독일판 트레일러 3개를 꼼꼼히 봤는데, 음.. 스포가 될 수 있는 그 부분은 나오지 않고 부잣집에 들어가서 무엇을 하는 지 정확히 나오지 않아서 인과관계가 정리되지 않는 단점이 분명 있었습니다.

 

한국 예고편과 비교해보자면, 한국은 처음부터 끝까지를 훑으며 빈-부를 비교하는 관점과 스릴러 분위기를 함께 보여주는 반면, 독일 예고편은 마치 미리보기처럼 앞부분은 조금 자세히 보여주고 영화의 중간 부분까지 훑으며 보여주다가 갑자기 끝나면서 마지막에 인물 하나하나를 소개하듯 클로즈업해줍니다. 아무래도 전체를 관망하는 동양의 시각과 세밀한 부분을 먼저 보는 서양의 시각 차이 같은데, 아무리 그렇대도 독일 관객들이 그런 예고편에 만족하지 못하고 줄거리를 파악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걸 보면 꼭 동양-서양적 차이도 아닌 듯 합니다. 한국 예고편을 그대로 번역해서 공개했다면 흥미를 끌지 못했을까요? (연구 주제로 삼고 싶네요ㅎㅎ)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독일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강추하는 분위기이니, 궁금한 독일인이라면 기꺼이 영화관으로 발걸음을 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 k-pop과 BTS의 인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 조금 고조된 상태고요.

 

 

 

출처: 구글

 

 

독일에서도 영화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꽤 높아졌습니다. 깐느에서처럼 독일인들의 정서도 터치하는 데 성공했나봅니다. 키노차이트와 필름스타, IMDb 평점도 높은 편이고,  구글이 취합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총 관객의 91%가 영화가 좋았다고 평가했다고 하네요.

 

요즘 독일도 이민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고, 베를린같은 대도시는 서울이나 런던만큼은 아니지만 집값이 꽤 올라서 빈부격차라는 게 점차 생기는 중입니다  (빈부격차 없는 곳이 어디 있으랴만은). 메르켈 총리가 이민자 정책에는 관대하면서 베를린 집값은 냉정하게 잡아냈죠.

 

아래 사진은 "우리는 베를린에서 살고 싶다" 라고 빨간 글씨로 적혀 있는 모습입니다. 기사의 제목은 무려 "집세 폭발" 이군요.

 

 

사진 출처: https://www.epochtimes.de/politik/deutschland/mietenexplosion-merkel-setzt-weiterhin-auf-wohnungsbau-schaefer-guembel-fordert-mietendeckel-a2915138.html (Foto: istock)

 

 

그리고 독일에는 독일 내 문제가 아니더라도 전 세계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세계의 환경, 빈부격차, 기후변화를 개선하기 위해 일하는 운동가들이 많이 활동하는 곳 중 하나가 또 독일입니다.

 

아마 영화 기생충이 독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데에 크게 성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독일 뉴스와 리뷰에서는 대부분 계급 투쟁, 빈곤, 사회적 불의, 불평등 등의 주제들을 언급합니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약간 유럽영화스러운 느낌도 나서, 받아들이기에 거부감도 크게 없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제 독일인과 프랑스인 친구들도 다들 영화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걸작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유럽인들에게도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프랑스인은ㅎㅎ 올드보이 이후로 감탄으로 입을 못 다문(?) 인생 영화라고 하네요.

 

독일어로 번역은 어떻게 되었는지, 누가 더빙했는지도 보고 싶었는데 정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ㅠ 이럴 때 보면 역자가 언제쯤 제대로 전면에서 소개될 지, 참 아쉽습니다. 엔딩크레딧에 나올텐데 온라인상에서 알려진 바는 없네요.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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