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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일상

소설 오베라는 남자

말 그리고 말 2020. 1. 23. 14:49

이미지 출처: 알라딘 서점 온라인 홈페이지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의 은퇴한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작가의 블로그에서 시작된 캐릭터이자 이야기였는데, 독자들의 응원에 힘입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하네요. 

 

한국에는 무려 2015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저는 독일에 있다가 조금 늦게 이 소설을 독일 책으로 접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한국어로도 다시 읽어봤는데 사실 아무리 그래도 한국어가 모어다 보니 조금 더 실제 할아버지가 생각나기도 하고 더 와닿는 면이 있더군요. 

 

한국 표지는 참 북유럽스럽게 파스텔톤으로 잘 표현해 주었는데요.

독일 표지는 그린 것이 아니라 원판의 표지를 그대로 가져오고 말만 독일어로 바꾼 표지를 사용했습니다. ↓

 

왼: 원판(영어) / 오: 독일판

 

전세계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스웨덴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요, 스웨덴 영화감독 Hannes Holm 이 영화를 제작했고 오베 할아버지 역 (주연)은 스웨덴 배우 Rolf Låssgard가 맡아 주었습니다. 오베 할아버지 역 영어 더빙 톰 행크스가 맡아 주었습니다. 저는 아쉽게도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트레일러를 보니 역시 톰 행크스의 연기와 영화 자체의 연출이 좋아 원작의 감동을 잘 살려줄 것 같더군요. 아래 독일판 트레일러를 붙여 드리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어가 보세요!

 

https://youtu.be/ITCQcPpcilE

 

고화질이라 주름 하나하나가 다 보이네요 :)

 

초고령화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우리 사회에 많은 노년층 인구를 잘 포용하려는 국가 정책, 복지 정책도 물론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일원인 젊은층들이 그들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일본에서는 이미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노인을 잘 이해하는 법 *'과 같은 책들이 많다고 합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하나 읽어봤는데, 노인이 청력이 떨어져서 목소리가 커진다는 등 노인 입장을 잘 서술해준 부분이 참 좋아 한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어버린 기억이 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운전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다들 운전 초보 시절이 있잖아요? 저도 운전 초보 시절이 생각나면서 그 때 옆에서 답답해하는 아버지에게 얼마나 서운하던지. 오베 할아버지는 겉으로는 딱딱하고 이기적이고 자기 몸만 챙기는 것 같았지만, 운전 초보였던 옆집 새댁에게 따뜻하게 말해주는 걸 읽고 그 따스함에 혼자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노인들은 감각이 느끼는 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아 스스로도 답답해하기도 한다고 해요. 저도 기억력이 갈수록 안좋아지고 있는데요, 예전엔 길 아무데서나 무단횡단을 하는 할머니들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이 길 하나 건너는 것조차 부담이고 어떤 '일'일수도 있겠구나 싶어 걱정이 되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들더군요. 

 

게다가 오베 할아버지는 영원의 짝이었던 할머니를 먼저 잃어서, 자살을 생각할만큼 속상하지만 그만큼 더더욱 냉정을 유지해야 나머지 생활 역시 유지할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속이 상하고 낙이 없는데 쫑알대는 옆집 아이들이 처음에는 고와 보일 리 없었겠고요. 그래서 아마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자신을 무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리 젊은이들이 알 수 없는 삶의 경험과 인간미, 따스함이 더 녹아 있었습니다.

 

하늘에 먼저 가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나네요. 세상에 계신 모든 할머니 할아버지들 건강하게, 안전하게, 풍요롭게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 언급한 책 [노년의 부모를 이해하는 16가지 방법] 입니다. 

시간이 되면 이 책도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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